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17일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직능경제인단체 총연합회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패색이 짙어지자 더불어민주당식 가짜뉴스를 퍼뜨리면서 우리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민주당 출신다운 행태”라고 직격했다. 안 후보는 전날 광주에서 열린 호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울산 KTX 역세권 땅투기’ 의혹을 거론하며 “김 후보가 ‘땅을 95% 할인해 팔겠다’는 능글맞은 말로 엄청난 시세 차익을 오히려 인정했다”고 공격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흑색선전을) 즉각 중단하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관련 의혹을 황교안 후보가 먼저 제기했다는 안 후보 측 주장에 대해선 “다른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나도 해야 한다고 하는 사고방식이라면 당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안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라며 “다음 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한 점 의혹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날 대구 동산병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내부 총질을 한다”는 김 후보의 지적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김 후보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
이준석 전 대표도 가세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치 권력을 이용한 투기라고 보기에는 시기적으로나 방법론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공방이 격화되자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후보자의 근거 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지속될 경우 직접적인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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