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에 탑재되는 국산 전자부품 및 소자 등의 ‘국제 공인’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성능검증 위성을 새로 개발한다.
과기정통부는 16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AP위성 한컴인스페이스 나라스페이스 등 40여 개 기업과 기관을 상대로 ‘국산 소자·부품 검증위성 산업체 설명회’를 열고 산업계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그동안 정찰 등 용도의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기상·해양 관측 임무를 하는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 등 다양한 위성 시리즈를 개발했다. 그러나 위성 탑재체에 들어가는 부품과 소자는 대부분 외국에 의존해 왔다. 인공위성 자세제어에 사용되는 별추적기, 제어모멘트자이로(CMG) 등이 대표적이다. 위성 내부에서 작동하는 시스템반도체 관련 기술도 자체 보유한 것이 많지 않다. 국산 통신위성으로 알려진 무궁화 위성은 사실 유럽 업체와 기관이 개발한 해외 위성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국내 연구진이 위성 소자·부품을 간신히 개발해도 실제로 위성에 탑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극한 우주 환경에서 성능 공인, 이른바 ‘우주검증 이력’이 없어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 산업계와 연구기관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시험 기회를 제공하는 ‘소자·부품 검증위성’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자·부품 검증위성은 항우연이 위성 본체를 설계 제작하고, 기업은 시험하려는 소자와 부품을 기판(보드) 단위로 제작해 본체에 납품하는 식으로 개발한다. 기업은 위성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 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발사체는 지난해 처음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쓴다.
2025년 누리호 4차 발사 시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부터 상세 설계에 착수한다. 2026년 누리호 5차 발사, 2027년 6차 발사에도 탑재할 계획이다. 김기석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장은 “누리호와 소자부품 검증위성을 국내 기업의 기술 경연장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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