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15일 진행된 첫 TV 토론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했다. 경쟁 후보들은 16일 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쏟아냈다.
안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TV토론회에서 '총선 승리를 이끈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제 모든 진정성이 정권 교체에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제가 대선에 출마하려고 (당 대표직을) 이용하겠다, 이런 마음이 아닌 걸 또 국민들은 아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는 김기현 후보는 안 후보가 당 대표직을 대권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김 후보는 이번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을 다 마쳤고 선거를 다 마쳤는데 계속 대표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를 비꼬았다. 이어 "대권 출마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자꾸 우회적으로 꼼수처럼 비칠 수 있는 일을 하는 지 모르겠다"며 "다음 당 대표가 총선에서 지면 당권이고 뭐고 정치를 다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자신의 거취나 지역을 가지고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내년 총선은 안 후보가 주인공이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일을 잘했느냐 못했느냐가 주제가 되는 것이고 그게 주인공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 캠프에서도 '안 후보님, 대표직도 '철수'하겠다는 겁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당 대표직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스스로 내려놓고 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당 대표직 사퇴를 공약처럼 내세우는 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천하람 후보도 안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천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총선이 끝나고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것인가 생각이 든다"며 "당을 원만하게 안정적으로 이끌 자신이 없느냐는 점에서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이어 "본인이 대통령과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어도 선거 때까지는 이미지 정치로 끌고 갈 테니 선택해달라는 것"이라며 "이후에는 떠나겠다는 것에 숨겨진 게 '대통령이 나를 안 좋아하니까'인데, 최근까지 윤심을 호소했는데 모순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