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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MBTI 검사' 공직에 도입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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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MBTI 성격검사가 유행이라고 한다. 개발자의 이름을 딴 ‘마이어스-브리그스 유형 지표(The Myers-Briggs-Type Indicator)’로서 개인의 성향에 대해 스스로 문항에 답하면 그 결과에 따라 총 16개의 성격 유형 중 한 가지로 분석된다. 유형별 특징이나 성격 간 궁합을 재미있게 분석한 내용도 있어서 서로의 MBTI를 이야기하다 보면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 물론 사람의 성격을 유형화하는 것에 한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개인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 MBTI는 상당히 유용한 도구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의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현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는 없을까?

이러한 문제 인식으로 국내외에서는 일찍이 조직문화 진단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해왔다. 예컨대 1980년대 맥킨지에서는 조직 혁신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전략, 시스템 등 7s 모델을 제안했다. 삼성도 삼성문화지수(SCI)를 통해 직무 만족도나 팀워크 등 조직문화가 건강한지 진단한다. 미국 정부는 중앙인사관장기관인 인사관리처(OPM)에서 연방공무원 인식조사(FEVS, Federal Employee Viewpoint Survey)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기관별 조직 운영방식과 리더십 등에 대해 평가한다.

우리 공직문화도 MBTI와 같은 검사를 한다면 어떨까? 예컨대, ‘공익-공정-적극-협력-공감’ 지향의 공직문화로 혁신하기 위해 분야별 지표를 만들어 기관별로 현재의 인식 수준과 행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해 인사혁신처는 최근 조직문화 수준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기 위한 ‘공직문화혁신지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공직사회가 지표별 문항에 스스로 답하고, 지향점과 현 수준의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한다면 공직사회 스스로 통찰하고 변화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진단 결과를 보상·교육·승진 등 인사제도 전반의 혁신과 연계해 공무원 개개인의 행태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지속적인 공직문화 혁신의 기반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물론 조직문화의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학자들이 이야기하듯, 문화는 외부에서 관찰 가능한 ‘관행’과 함께 무의식적이고 측정이 어려운 인식 수준인 ‘가치’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하트마 간디가 말했듯 생각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곧 습관이 되며 습관은 명(命)이 될 수 있다. 공직문화혁신지표를 통해 조직을 알아가고 변화시키려는 공무원 개개인의 노력이 쌓이면 공직의 미래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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