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고금리에도 고용과 소비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14일 크레디트스위스 주최 콘퍼런스에서 "CEO들의 커뮤니티에선 6개월 전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미국경제가 연착륙하면서 좀 더 비둘기파적인 방향으로 공감대가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CEO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중견 기업의 이익률이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미국은 고용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 뿐 아니라 대출 여력도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클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 데이터가 여전히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은행권의 고위 임원들 사이에선 미국 경기상황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솔로몬 CEO는 당시 "고객들이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는데도 일자리는 계속해서 늘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서다.
이날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이어졌다. 제레미 바넘 JP모건 체이스 CFO는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제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1월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제정책 성과를 재차 부각하면서 공화당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1월 CPI) 자료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7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내려가고 있으며 이는 각 가정과 사업체에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점 대비 휘발유 가격 하락 △1969년 이후 최저 실업률 등을 거론하면서 "꾸준하고 안정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순위로 생활비 인하, 공급망 재구축, 미국 내 투자 등을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집행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