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현역 은퇴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페퍼저축은행전을 승리한 뒤 '은퇴한다는 소문이 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예 생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얘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나이로 36살이고 오랫동안 배구를 한 것은 사실이다.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자리를 내려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은퇴한다면 그런 전제 하의 결정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생각이 정리되진 않았다"면서 "(마치) 은퇴 기자회견처럼 느껴지는 데 아직 아니다. 시즌 중에는 말씀드리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권순찬 전 감독 경질 사태가 은퇴 고민에 영향을 끼쳤냐'는 질문엔 "선수 생활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최근의 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승점 63(21승 7패)을 쌓아 현대건설(승점 61·21승 7패)을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김연경은 팀 내 최다 득점(19점)에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63.33%)을 올리며 팀의 선두 등극을 이끌었다.
2005년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김연경은 국내 코트를 평정한 뒤 2009년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터키와 중국 리그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 아웃사이드 히터로 군림했다. 태극마크를 17년간 달며 우리나라 여자배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주니어 시절이던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다음 해 국제배구연맹(FIVB) 그랜드챔피언스컵에서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이후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등 두 번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