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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광석 이어 美 점토서 '하얀 석유' 리튬 캐는 포스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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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이 광석과 염수에 이어 미세한 진흙인 점토(粘土)에서 배터리 핵심광물인 리튬을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진달리리소스는 호주 퍼스에 본사를 둔 광물 탐사 및 개발 전문회사다. 미국 서부 오리건주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맥더밋(McDermitt) 점토 리튬 프로젝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진달리리소스는 미국 현지에서 탐사 중인 광구에서 점토 리튬을 시추해 제공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를 활용해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공동으로 최적 리튬추출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성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10년부터 RIST와 함께 염수와 광석 및 폐배터리로부터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전남 광양과 아르헨티나의 데모플랜트 운영을 통해 확보한 리튬 생산 노하우와 기술력을 앞세워 상용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연 4만3000t 규모의 광양 리튬 공장은 올 연말 완공 예정이다. 각각 2만5000t 규모의 아르헨티나 리튬 공장은 2024년과 2025년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리튬은 광석, 염호를 비롯해 점토 및 유전 염수(Oil-field brine) 등에 분포해 있다. 리튬은 국내 배터리업체가 주력 생산하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에 모두 쓰인다. 지금까지는 주로 광석과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해 왔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광산과 염수리튬 확보를 두 축으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리튬 정광을 장기 공급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살타주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직접 구입해 생산한다.

포스코그룹의 2030년 리튬 생산 목표는 30만t이다. 전기차 450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중 50%인 15만t은 광석리튬에서 생산된다. 40%인 12만t은 염수리튬에서 추출한다. 나머지 3만t(10%)은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반면 점토와 유전염수 등 비전통 리튬 자원은 아직까지 상업 생산 사례가 없고 기존 광석, 염수 리튬에 비해 품질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북미 등에서 대규모 매장량이 보고되고 있는데다 기술력 향상과 추가 탐사에 따라 향후 리튬 자원의 새로운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포스코그룹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와 진달리리소스는 점토 리튬 추출 공정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면 본격적으로 맥더밋 프로젝트 공동투자를 포함한 사업협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가 점토 리튬 개발에 성공하면 비전통 리튬 자원 개발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 회사의 이번 사업이 현실화되면 중국산 원자재와 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리튬 사업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RA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올해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세액공제 방식의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자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 추출 기술력과 조업 노하우를 앞세워 북미 지역 점토 리튬을 포함해 유전 염수, 지열 염수 등 차세대 리튬 자원에 대해서도 장기적 관점의 연구개발과 투자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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