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보면 이런 억지가 어디 있나 싶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는 실종되고, 사회는 분열되고, 자유는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이 일군 민주주의가 붕괴하고 있다”며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이 대체 무슨 염치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21대 총선 이후 다수 의석을 무기로 부동산법, 언론법,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등 반시장, 반자유, 반민주, 위헌적 입법을 폭주한 사례는 손꼽기가 신물이 날 지경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깡그리 무시하고 범여권 의원들을 안건조정위 야당 몫으로 끼워 넣어 법안을 일방적으로 의결하는 비열한 꼼수를 저질렀다. 대통령 심야 술자리와 김건희 여사 조명 사용 의혹이 허위로 드러났는데도 사과는커녕 가짜뉴스를 퍼트린 의원들을 두둔하기 바빴다. ‘검사 좌표찍기’를 버젓이 벌여 진영 대결, 사회 분열을 획책했다.
심지어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빼려고 했다. 법리를 무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고, 툭하면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린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망각한 처사다.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대장동 특검과 정의당 반대에도 ‘김건희 특검’을 모두 추진하겠다는 것은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삼겠다는 뜻 아닌가. 현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추진에 대해 “굴종적 친일 외교로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했지만, 양국 외교를 파탄으로 몰아간 정권이 누구인데 이런 말을 하나. 야당이 정권을 비판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을 ‘검사들의 대장’이라고 한 것은 지나치다.
적반하장의 백미는 윤 대통령에게 사당화(私黨化) 중단을 요구한 대목이다. 이재명 대표 보호를 위해 온갖 반민주적 행태로 겹겹 방탄막을 두르고 있는 정당이 그런 소리를 하니 실소(失笑)가 절로 나온다. 민주당이 이 대표 취임 후 최저 지지율(한국갤럽 조사)을 나타낸 것은 국민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당 사무총장은 “자체 조사에선 안정세”라고 항변한다. 이런 ‘정신 승리’가 어디 있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