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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 챗GPT는 말하지 못하는 '직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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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연산 능력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사람과 거의 차이 없는 의사소통과 코딩 능력 때문인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보다 빠르게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한 뒤에는 임상 관련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챗GPT를 출시한 오픈AI 설립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챗GPT의 요약 기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말한다. 왜일까? 직관(intuition)의 힘이 생각난다.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해결할 때 최대한 단순화했다. 나아가 AI처럼 지식을 흡수하기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 인간 안에 내재한 예측 불가능성의 힘에 주목했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인 상상력과 직관을 문제 해결의 열쇠로 봤다. 그를 닮은 걸까?

스티브 잡스도 삶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라고 보았다. 그의 이런 태도는 혁신의 상징인 아이폰 탄생으로 귀결됐다. 잡스는 직관의 힘을 어떻게 키웠을까? 그는 명상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본질을 알고자 했다. 마음을 비워 영감이 떠오르게 했다. 논리보다 직관적인 시에 푹 빠져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를 추앙했다. 블레이크의 다음 시에서 잡스의 단순함과 무한 상상력이 동시에 느껴진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기 위해 손바닥 안에 무한을 붙들고 시간 속에 영원을 붙잡아라.”

논리 중심인 AI가 비즈니스 의사결정에서 만능은 아니다. 그래도 경영진이 AI를 협업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은 옳다. 비즈니스에 필요한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에 광범위하게 AI를 적용하는 것은 지양하되 구체적이고 세밀한 과정에 적용하는 건 지향해야 한다. 비즈니스에서 마주하는 어려움, 고객 만족, 직원의 부담을 해결하는 데 챗GPT 같은 AI의 역할은 중요하다. AI로 사안 하나하나(나무)를 꼼꼼히 살핀 뒤 전체(숲)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데 리더의 능력과 융통성이 한몫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논리적 추론을 생략한 어설픈 직관은 화를 불러온다. 동전을 던져 뒷면이 연속으로 나왔다고 앞면이 나올 걸로 착각하는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가 그 예다. 직관은 잡스와 아인슈타인처럼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상황 판단 능력이다. 그들은 자신의 믿음을 업데이트하고 개선하려는 남다른 의지로 특별한 직관력을 키운 사람들이다.

물론 우리의 정신세계가 늘 직관적인 느낌과 의견에 지배당하면 위험하다. 사업아이템을 분석하지도 않고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면 큰일 아닌가. 심리학자면서 노벨 경제학상을 탄 대니얼 카너먼은 타당한 신호가 없는데 직감이 명중했다면 운이 좋거나 거짓이라고 봤다. 일정한 패턴이나 규칙이 없는 환경에서 직관의 힘은 현저히 신뢰성이 떨어진다.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는 블랙스완 앞에서 직관도 AI도 속수무책일 수 있다. 양자가 모두 편향된 정보에 기초해 의사결정을 한다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성, 상상력, 예지력을 두루 갖춘 직관의 신뢰성과 근거 있는 데이터에 기초한 AI의 능력을 함께 고려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잡스의 말은 큰 울림이다. “단순함은 복잡한 것보다 어렵습니다. 생각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일단 생각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면 당신은 산도 옮길 수 있을 테니까요.”

잡스는 제품 개발에서 직관에 의한 통찰을 중시했다. 자질구레한 시장 조사는 믿지 않았다. 소비자의 요구를 지나치게 참고하면 상상력이 제한되고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기 어렵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사에 큰돈을 투자한 것은 초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잡스의 직관과 챗GPT의 조화로 올해 소비자 만족 증가와 혁신경영이 이뤄지면 좋겠다. 구글이 챗GPT 대항마로 AI 챗봇 ‘바드’를 공개했다. 내 안의 단련된 1% 결정의 힘이 AI의 영특함과 결부되면 마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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