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이 미국으로 시내 청소년들을 어학연수 보내려 했으나 국내 개고기 식용 문화를 혐오하는 현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10일 강화군에 따르면 강화군은 우호 도시 관계인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와 지난해 초부터 청소년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당초 같은 해 12월, 군은 고등학생 12명을 선정해 팰리세이즈파크시에 보내 3주간 영어 학습과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팰리세이즈파크시가 돌연 연수 협조 중단을 통보하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다가 결국 무산됐다. 강화군에 식용견을 도축하는 사육장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자국 내에서 부정적 여론이 일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팰리세이즈파크시의 입장이다. 강화군과의 교류 확대가 자칫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옹호하는 것처럼 비칠까 신중한 입장이라는 뜻을 밝혔다.
미국 동물애호단체들은 국내 동물구호단체들이 개 불법 도축 의혹을 제기하며 촬영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한 뒤, 팰리세이즈파크시에 강화군과의 교류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군 관계자는 "개고기 식용 논란으로 현지 연수가 무산돼 아쉽지만, 문화적 차이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해외연수는 최근 장소를 태국으로 바꿔 진행했다. 팰리세이즈파크시와는 지속해서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화군과 팰리세이즈파크시는 2020년 우호 도시 관계를 맺은 이후 양측 청소년 사이에 온라인 결연, 도서·선물 교환 등을 진행해온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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