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글로벌 명품업계에선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를 빼고는 얘기가 안 된다. 이들이 입고, 차고, 드는 패션 아이템이 아시아는 물론 남미, 유럽에서까지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주요 명품기업들은 이 효과를 노려 K팝 스타를 앰버서더(모델)로 모시기 위해 혈안이다.
9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 디올, 샤넬, 구찌 등 내로라하는 18개 명품 브랜드가 한국인 ‘글로벌 앰버서더’를 두고 있다. 글로벌 앰버서더는 아시아, 한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활동하는 ‘지역 앰버서더’와 달리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한다.
그런 만큼 명품 기업들도 선정하는 데 신중을 기한다. 디올은 BTS 지민과 블랙핑크 지수, 샤넬은 빅뱅 지드래곤과 블랙핑크 제니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낙점했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 기업들이 한국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근본적 이유는 오너 일가 등 최고경영진이 이들의 인기를 현장에서 실감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일가의 K팝 스타 사랑은 유명하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12월 블룸버그통신이 꼽은 세계 최고 부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작년 6월 열린 셀린느의 파리 패션쇼에서 블랙핑크 리사와 BTS 뷔 등을 보기 위해 몰려든 수천 명의 팬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놀라워하는 장면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셀럽(유명인)의 존재는 국내 유통·면세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면세점들이 한류 스타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수시로 열어 재미를 보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아르노 회장의 손주들이 K팝 스타의 열성 팬”이라며 “유럽 출장길에 오를 때 BTS 등의 사인을 챙겨가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