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가장 노후화한 아파트 중 하나인 한성아파트(사진)가 신탁 방식의 재건축을 접고 자체 조합 설립으로 선회했다. 이 단지는 서울 ‘신탁 1호’ 재건축으로 관심을 받았으나 주민과 신탁사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9일 정비업계와 용산구 등에 따르면 구는 10일부터 한성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공람을 한다. 조합 설립 인가에 앞선 마지막 절차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조합 설립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1974년 지어진 한성아파트는 준공 50년을 앞두고 있다. 2016년 신탁사를 통한 재건축 사업에 나설 당시만 해도 건설회사 15곳이 수주전에 뛰어들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사업 도중 신탁보수 수수료가 8억원에서 22억원으로 오르면서 주민과 신탁사 간 마찰이 계속됐고, 갈등 끝에 사업이 장기간 중단됐다.
지난해 주민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 방식을 선택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구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신탁 방식과 관련한 분쟁이 일단락되고 가로주택정비사업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돼 관련 인허가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25가구 규모의 소형 단지여서 재건축 분담금이 변수라는 우려도 있다. 한남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남은 구축 소형 단지 중 대지 지분이 그나마 높은 편”이라면서도 “고급화 수준에 따라 분담금이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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