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10만명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무려 6%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8일(현지시간) 펴낸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을 14%로 추정했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가능성은 30%, 1000∼1만명은 35%로 내다봤다.
USGS는 "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지진에 취약한 구조물에 거주하고 있다"며 "최근 지진은 산사태와 같은 2차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SGS가 지진 발생 직후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이 넘길 가능성이 0%로 아예 없다고 평가했던 점에서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꼈다. 당시 1만∼10만명은 20%, 1천∼1만명은 47%로 추정됐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을 합친 사망자 규모가 벌써 1만1천2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와 함께 이날 USGS는 이번 지진에 따른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 추정규모도 GDP의 최대 2%에서 6%로 올려잡았다.
USGS는 손실이 100억∼1천억달러(약 12조5천억∼125조원)일 확률을 34%로 가장 높게 예상했으며, 10억∼100억달러(약 1조2천500억∼12조5천억원)에 이를 가능성은 29%로 봤다.
또 1천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24%가량 된다고 평가했다.
USGS는 추정 인명피해와 경제 손실을 각각 '적색 경보'로 표시하면서 "많은 사상자와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적색 경보에는 국가적, 국제적 대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튀르키예의 주식시장은 24년만에 처음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지진 이후 사흘 동안 투자자들이 '패닉 세일'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락해 벤치마크 주가지수인 '보르사 이스탄불(BIST) 전국 100' 지수 편입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44조1천억원) 증발한 것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