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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案 안 내놓겠다"…정부에 떠넘긴 국회 연금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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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민연금의 재정개혁 방안 마련을 사실상 정부에 떠넘겼다. 국회가 여론 눈치를 보느라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연금특위 여야 간사는 8일 “국민연금 모수개혁은 5년마다 정부가 재정 추계를 통해 하게 돼 있다”며 “정부 몫이 강하다”고 밝혔다. 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해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급률)과 보험료율(소득 대비 보험료)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은 국회가 결론을 내지 않고, 오는 10월 정부의 개혁안이 나오면 논의하겠다는 의미다. 당초 특위는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연금개혁의 방향과 과제로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을 명시했지만 한 달 만에 말을 바꿨다.
“모수개혁 논의할 때 아냐”
특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공적연금에 대한 구조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이에 따라 모수개혁도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은 모수개혁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 의원과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민간자문위로부터 그동안의 연금개혁 초안 논의 상황을 전달받고 향후 일정과 과제 등을 의논했다.

강 의원은 “공적연금의 구조를 어떻게 해나갈 것이냐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국회는) 구조개혁에 좀 더 매진해 이 부분을 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언급한 구조개혁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 간 연계를 통한 연금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장기적인 플랜으로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위는 당초 자문위를 통해 1월 말까지 연금개혁 초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이 일정 역시 한 달 미뤘다. 자문위가 2월 말까지 초안을 가져오면 이를 토대로 추가 논의하겠다는 설명이다. 국회 연금특위 활동 기한은 4월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초안이 늦어지면서 특위도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국회에, 국회는 정부로 공 넘겨
특위가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을 미루고 구조개혁을 강조한 것은 자문위가 석 달 가까이 논의해온 방향을 뒤집겠다는 의미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연금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는 그동안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을 중심으로 개혁안을 준비해왔다.

자문위는 올 1월 말 회의를 거쳐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안’(보험료율 9%→15%, 소득대체율 40% 유지)과 ‘더 내고 더 받는 안’(보험료율 9%→15%, 소득대체율 40%→50%) 등을 논의했지만 견해차가 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율 조정을 두고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정치권이 해결책을 내놓기보다 ‘피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위에선 국민연금 의무 가입 연령 상향, 퇴직연금 개혁 방안 등도 거론되긴 했지만, 정작 재정 문제가 심각한 국민연금 개혁은 정부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인 자문위원들은 모수개혁안을 도출할 의지가 있었지만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오히려 막아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의원은 “구조개혁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자문위의) 의욕이 앞섰던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로 공을 넘긴 연금개혁을 국회가 다시 정부로 넘기게 되면서, 연금개혁에 실패한 전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4개의 모수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가, 결국 사회적 합의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논의를 떠넘겼다. 경사노위가 다시 3개 안을 제시했지만, 국회는 ‘정부안 하나를 가져오라’고 퇴짜를 놨다. 결국 정부와 국회는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 때문에 연금개혁 논의에서 손을 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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