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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IPO 1호 오아시스, 수요예측 부진…공모가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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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2월 08일 17: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새벽배송 업체 중 기업공개(IPO) 1호로 관심을 모았던 오아시스가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당초 시가총액 1조원을 목표로 했으나 시장에서는 6000억원 대로 평가했다. 공모가를 하향 조정해 상장을 강행할지, 상장을 철회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오아시스의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의 기관 투자가들이 희망 가격(3만500~3만95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다. 공모가 상단을 써낸 기관도 일부 있었지만, 공모가 하단의 절반 수준인 1만원 중반을 써낸 곳도 적지 않았다. 기관들 사이에서 가격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는 평가다.

수요예측 분위기가 저조하자 시장에서는 1만8000원 대로 공모가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렇게 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당초 계획했던 9700억~1조2500억원에서 57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증권가는 최근 공모주 시장의 투자 열기가 대형주까지 퍼지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한다. 오아시스는 공모 규모가 1600억~2070억원으로 올해 처음 나오는 '대어급' 기업이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아직은 1000억원 규모 이상을 국내 기관들이 소화하기엔 어렵다고 본다"며 "공모 규모가 수십억 원인 소형주나 공모가가 낮게 책정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기관 투자가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아시스의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때 4조원대 몸값으로 평가됐던 컬리는 현재 기업가치가 1조원 대로 쪼그라들었다. 컬리는 회원 수 1000만명, 매출 2조원 대다. 오아시스는 회원 수 130만명, 지난해 매출은 4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오아시스가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외형적 측면에서 컬리에 크게 뒤진다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기업을 향한 투자 심리가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흥행에 걸림돌로 꼽혔다. 컬리는 누적 적자로 인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한 탓에 지난달 상장을 철회했다. SSG닷컴과 11번가 등도 상장 일정을 뒤로 미뤘다.

업계는 오아시스의 구주매출이 30%에 달하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상장 시 시장에 주식을 내놓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으로 신주 모집 366만5000주, 구주매출은 157만1000주 등 총 523만6000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지분율 55.17%)가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매각해 공모가 하단 기준 480억원을 확보하려고 했다.

회사 측은 지어소프트가 조달한 자금으로 오아시스의 IT 시스템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최대 주주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주가에는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이날 저녁 주관사단과 회의를 열어 수요예측 결과를 공유하고 추후 상장 일정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공모가가 2만원 미만에서 결정될 경우 2021년 이후 지분 투자를 한 투자사는 평가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오아시스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각각 지분 13.32%, 11.76%를 보유하고 있다. UCK가 2021년 투자할 당시 오아시스는 기업가치를 약 7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홈앤쇼핑, 이랜드리테일 등이 약 1조원대에 투자했다.

오아시스의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공모주 시장에 다시 찬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오아시스가 올해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가늠자로 여겨졌다. 작년 5월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연이은 수요예측 흥행 실패 이후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어들은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

전예진/최석철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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