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7일 10: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칼라일이 하비 슈워츠 골드만삭스 전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멤버로 임명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임기는 이달 15일부터다. 임시 CEO를 맡았던 빌 콘웨이는 CEO에선 물러나지만 이사회 공동 의장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슈워츠는 2018년 골드만삭스에서 데이비드 솔로몬 현 골드만삭스 CEO와 함께 공동 최고운영자(COO)를 지냈다. 당시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의 후임자 자리를 놓고 솔로몬과 경쟁했지만 고배를 마시고 사임한 바 있다. 1990년 시티은행의 지주사인 시티코프에서 경력을 시작해 1997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했다. 2012년엔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주로 트레이딩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슈워츠 신임 CEO는 업계에서 3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통해 칼라일에 광범위한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확장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자본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해 줄 것”이라며 “노련한 운영자로서 실적을 증명해왔고 모든 거시 경제 및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칼라일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입증된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칼라일은 이규성 전 CEO가 지난해 8월 회사를 떠난 후 후임자를 물색해왔다. 이 전 CEO가 회사를 떠난 배경엔 창업자와의 갈등과 연봉협상 결렬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칼라일은 전세계에서 3690억달러(464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3대 PEF 운용사다. 한국에서는 골드만삭스 아시아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부문을 총괄하던 김종윤 씨가 한국 대표를 맡아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2020년 KB금융그룹에 총 5000억원을 투자했고,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초에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6113억원에 인수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인연을 맺은 데 이어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하며 바이아웃 거래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 전 CEO의 퇴임 이후 칼라일의 한국 투자가 지지부진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디지털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인수하기 위해 기존 최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협상을 벌였지만 계약 막바지에 불발되기도 했다. 메디트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키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