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보다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며 정부 개혁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도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며 "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데 우리 경쟁국은 3년, 우리는 8년이 걸린다고 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과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국무회의에 중점 추진할 국정과제 20개를 압축하면서 기존의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에 정부 개혁을 새롭게 추가한 4대 개혁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발언에서 3대 개혁을 두고선 "머릿속으로 계획할 단계는 지났다"며 "국민이 절실하게 느끼는 타깃을 정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실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개혁 원년'으로 선포한 집권 2년 차를 맞아 3대 개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의 신년 업무보고의 후속 조치가 논의된 것을 두고서도 대통령실은 "이례적인 경우로, 경제 살리기와 미래 먹거리 육성, 노동 등 3대 개혁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수준의 유연한 인사 시스템과 파격적인 성과주의도 도입해 활력이 넘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도 주문했다. 지난달 27일 행정안전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일부 공무원의 '철밥통 인식'을 지적하며 공익에 헌신할 공무원들이 일할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정과 메시지의 중심을 '정부 개혁'에 놓았다. 국무회의 이후 MZ세대 70여 명 등 일선 공무원 150여 명과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치라"며 '공직자 마인드' 전환을 촉구했다.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원에서 과학기술·디지털 혁신 기업인들과 만나서도 "정부가 세계 최고의 혁신 허브를 지향할 때 우리 기업도 세계 기업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남 신안 해상의 '어선 전복사고'와 관련해 신안군의 사고 수습 및 유가족 지원 업무를 빈틈없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26일 취임 직후와 9월 27일에도 세종에서 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개최됐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