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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으로 암 진단' 韓 벤처, 미국시장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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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체생검 진단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질환 진단 등을 대행해주는 현지 실험실에 제품을 공급하고, 유수 병원과 공동 연구에 나서고 있다.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생검 세계 1위인 미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싸이토젠 “美 발판으로 본격 성장”
7일 전병희 싸이토젠 대표는 인터뷰에서 “클리아랩(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 인수를 계기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미국에 둘 것”이라며 “클리아랩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싸이토젠은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는 순환종양세포(CTC)를 훼손 없이 걸러내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액체생검 장비를 공급하며 미국 진출의 첫발을 뗐다. 올 1월에는 14개월간 공들인 끝에 미국 텍사스의 클리아랩을 95억원에 인수했다. 클리아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검사 정확도와 신뢰성을 인증받은 실험실을 뜻한다.

전 대표는 “인수한 클리아랩은 미국 100여 곳 병원 및 의료기관과 협업하고 있다”며 “미국 병리학회(CAP) 인증도 받아 현지 제약사들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했다. 싸이토젠은 암 진단뿐만 아니라 최적의 항암제를 찾아주는 동반진단 기술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연평균 50%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싸이토젠은 클리아랩에 미국 현지 전문가를 추가로 채용하고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전 대표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등 국내 바이오 기업 3~4곳과 협업해 서비스도 확장할 예정”이라며 “뉴욕,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클리아랩을 추가로 사들여 사업을 키워나가겠다”고 했다.
액체생검 바이오마커 연구도 활발
클리아랩을 통하면 FDA의 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진단제품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국내 액체생검 기업들이 현지 클리아랩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랩지노믹스도 미국 동부와 서부에 한 곳씩 총 두 곳의 클리아랩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클리아랩 중에서도 연매출 500억~1000억원 규모의 실험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는 미국 세인트존스 암 연구소(SJCI)와 손잡고 액체생검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DGC가 개발한 액체생검 진단기술 ‘온코캐치-E’를 피부암인 흑색종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폐암 등 10대 암에 대한 임상시험도 할 계획이다.

액체생검 시장의 전망은 밝다. 몸속 조직을 떼어내 암을 검사하는 기존 조직검사는 비싼 데다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액체생검은 혈액으로 간편하게 발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액체생검을 기반으로 한 암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싸이토젠은 혈액 속을 돌아다녀 전이암의 원인이 되는 CTC를 분석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게 목표다. 전 대표는 “아직까지 전이암 바이오마커를 잡아낸 사례는 없다”며 “살아있는 CTC 분리가 전제가 돼야 가능한 일인 만큼 현재 국내 연구자들과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액체생검 시장은 2020년 11억달러에서 2027년 3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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