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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4분기 조단위 손실…산업계 '적자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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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을 비롯한 정유업계가 지난해 4분기에 합쳐서 조(兆)단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정유회사는 물론 화학, 철강 등 산업계 전반에 ‘적자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다. 올 들어 수출길도 좁아지고 있는 만큼 적자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683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22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78조569억원, 영업이익 3조9988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6.6%, 129.6%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급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4분기에 ‘적자 쇼크’에 직면했다. 계열사인 SK에너지를 비롯한 석유사업부문이 지난해 4분기 6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탓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원유 재고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제품 마진(석유제품과 원유 가격의 차이)도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가솔린 제품 마진은 배럴당 5.1달러로 전 분기보다 3.8달러 내려갔다.

에쓰오일도 작년 4분기 15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S칼텍스도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오일뱅크는 12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적자를 겨우 면했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회사 3곳의 합산 영업적자는 1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낸 만큼 ‘횡재세’ 논의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횡재세는 석유를 채굴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표적으로 한다”며 “비싸게 원유를 들여와 기름을 정제한 한국 정유사들은 작년 4분기에 적자까지 기록한 만큼 횡재세를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학업체들도 줄줄이 적자를 냈다.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지난해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제품 수요가 급감하고 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SK그룹 계열사인 SKC도 지난해 4분기에 2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효성도 작년 4분기에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직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다른 석유화학업체들도 영업적자가 유력하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도 지난해 4분기 각각 3700억원, 27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본 데다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한 결과다.

LX그룹 지주회사인 LX홀딩스도 지난해 4분기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LG그룹에서 분리된 2021년 5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냈다. 건자재·가구 계열사인 LX하우시스가 129억원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김익환/장서우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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