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 잔액은 지난 2일 206조497억원에 달했다. 전일 대비 10조1031억원 급증한 것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MMF 잔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연초(151조6091억원)에 비해서는 한 달 새 54조4406억원, 35.9% 급증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만기가 짧게 남은 국고채 등에 투자한다.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해 단기 자금을 굴리는 용도로 활용한다.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중장기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는 일반 기업, 기업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주식 및 채권 투자를 주저하는 연기금 등이 MMF로 몰려들면서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단기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일부 운용사는 MMF에 추가 자금을 받는 데 부담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CP금리 연일 하락 '안정'…개인은 예·적금行
머니마켓펀드(MMF) 발행 잔액은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5월 170조원대까지 늘었던 MMF 잔액은 10월엔 140조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50조원+α 유동성 공급 정책 등으로 작년 말부터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MMF 잔액은 올 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올 들어 MMF 잔액 급증을 이끈 건 법인들이다. 연초(1월 2일)에 법인 MMF 잔액은 137조9983억원이었지만 이달 2일엔 192조4735억원으로 한 달 새 54조원 급증했다.
시중 자금 단기부동화 현상은 또 다른 단기운용 수단인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2일 시행한 17조원 규모 7일물 RP 매각에 33조4000억원이 몰렸다. 한은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RP 매각을 활용한다.
단기자금 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리면서 시장 지표들도 안정화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일 A1등급 기업어음(CP) 금리(91일물 기준)는 연 4.37%로 마감됐다. 지난달 2일 연 5.18%에서 연일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다. 은행 단기 조달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지난해 11월 연 4%대에서 3일 연 3.49%로 하락했다.
개인들의 MMF 잔액은 감소세다. 개인 MMF 잔액은 지난해 10월 17조원대에서 2일 13조5761억원으로 줄었다. 개인들은 MMF 대신 안정성과 고금리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예·적금이나 국고채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채권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법인은 MMF, 개인은 예·적금과 채권에 돈을 넣어두고 지켜보자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