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금리 하락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암시하면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아시아와 중국 증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Fed의 금리 인상 종료와 동결이 가시화하면 신흥국 선호는 더 커질 것”이라며 “중국 경기 회복 가능성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 신흥국 증시가 강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대신증권은 디스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이후인 2004년 12월~2008년 3월, 2018년 9월~2020년 1월 신흥국 증시 평균 상승률이 56.9%로 선진국 증시(17.6%)를 크게 웃돌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은 주식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큰 틀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이면서 침체 가능성이 있는 해”라며 “침체 가능성은 주식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절대 금리 매력도가 높은 선진국 채권 투자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달러 약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채권과 원자재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면은 2019년과 비슷하다”며 “당시 미국은 기준금리 동결로 회복 기대가 컸지만, 경기가 기대 이상으로 살아나지 못해 증시 모멘텀은 빠르게 식었고 채권만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권 신종자본증권, 우량등급 유통물, A등급 채권 등의 자산을 추천했다. 현금은 과거보다 높은 비중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