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생활숙박시설과 오피스텔도 예전처럼 높은 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투자를 한다면 공실률이 낮은 역세권이나 ‘직주근접’(직장과 집이 가까움) 단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아파트값 하락에 투자 메리트 감소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 8월 준공 예정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 전용면적 49㎡는 8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2021년 8월 분양 당시 같은 주택형 분양가(최고 9억6200만원)보다 1억4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 단지 전용 74㎡도 분양가보다 3000만~1억원 낮은 가격에 급매로 나왔다. 마곡동 A공인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호가를 낮추면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매수 문의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롯데캐슬 르웨스트는 분양 당시 전매 제한 등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마곡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 내 첫 분양 단지로 주목받으면서 청약 경쟁률이 657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111㎡는 분양가가 웬만한 서울 시내 아파트값에 육박하는 20억9400만원이었음에도 경쟁률이 6049 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작년 4월 분양한 충남 아산시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은 전용 117㎡가 분양가보다 5000만원가량 낮은 9억1100만원에 급매로 나왔다. 강원 속초시 ‘속초 아이파크 스위트’도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수준에 분양권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오피스텔 매매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분양한 서울 광진구 ‘구의역 에떼르넬 비욘드’는 75실 모집에 36명이 신청해 미달됐다. 올해 7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208’ 전용 52㎡ 분양권은 최근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4만1776건으로 전년(6만2284건)보다 34%가량 급감했다. 특히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로 불리는 전용 60㎡ 초과 중형 오피스텔의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작년 7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은행 대출금리가 연 5%를 훌쩍 넘으면서 예전만큼의 임대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피스텔을 대체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나 단독·다가구가 늘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곳도 적지 않다”고 했다.
“역세권, 직주근접 단지 매수 고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생활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하는 생활숙박시설이나 오피스텔은 가격 변동 폭이 비교적 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업무지구, 대학가를 끼고 있거나 지하철과의 연결 등 교통 환경이 좋은 곳에 투자해야 공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