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전년 대비 두자릿 수 늘리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역대 최고 성능으로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폰의 판매를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3' 행사를 마친 뒤 체이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 시리즈 모두 글로벌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각각 두 자릿수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량 목표를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으로 제시했다. 노 사장은 "출시 초반이지만 갤럭시S23 시리즈에 대해 글로벌 이동통신사, 대형유통, 리테일 등 거래선의 초기 반응이 매우 좋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오늘 언팩 행사가 끝나고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관계자가 올해 판매 증대가 기대된다며 협력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고급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가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도 울트라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S23 시리즈가 성능과 품질면에서 최고라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했다.
노 사장은 "두자릿수 성장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프리미엄 전략으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도 "선진국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프리미엄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개도국의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 국가별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갤럭시S23 시리즈의 프로세서로 퀄컴의 스냅드래곤칩을 전량 사용한 것도 최상의 프리미엄폰을 만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노 사장은 "개발 시점에 최적의 부품과 솔루션을 사용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원칙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목표로 한 역대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을 스냅드래곤이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이전 시리즈 가운데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만 사용된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 갤럭시S23 시리즈의 가격을 15만원 인상한 것에 대해선 원자재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원자재 수급을 달러 기준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갤럭시S23 시리즈의 가격은 동결했으며, 유로화 가치 하락을 반영해 유럽에서 가격은 더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은 올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점차 정상화하고 있고, 물류도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은 이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인도와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도 공개했다. 노 사장은 "휴대폰업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하고 수성하는 게 목표"라며 "인도 시장의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 연구센터를 인도에서 두 곳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등 중국 특화 전략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은 미약하지만 2021년보다 작년에 시장점유율이 올라갔다"며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