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국내 면세 채널 위축에 연간 영업이익이 20% 넘게 감소하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온라인 채널 강화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 측면에서는 성과가 돋보였다.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719억원으로 전년보다 23.7% 감소했다고 1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15.6%, 48.9% 줄어든 4조4950억원과 149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786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3억원)보다 3331.5% 급증했다. 4분기 매출은 16.7% 감소한 1조1839억원을 거뒀고, 순이익은 10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37.6% 감소한 4조1349억원, 214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293억원으로 28.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국내 사업은 비중이 22%를 차지하는 면세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 럭셔리 브랜드가 타격을 입었다. 럭셔리 브랜드의 온라인 매출이 20%대 성장했으나 매출과 이익 감소분을 메우기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국내 매출은 16.1% 감소한 2조58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순수 국내 채널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와 마케팅비 증가에 27.3% 위축된 21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1%, 84.3% 감소한 1조4935억원, 8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 매출 60%를 차지하는 중국 관련 매출이 30% 넘게 감소한 여파가 컸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현지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매출이 감소한 결과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에서는 선전했다. 북미의 경우 주요 브랜드가 선전해 매출이 83% 뛰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성장해 전체 매출이 37% 늘었다.
화장품 자회사 중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가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니스프리는 로드숍 매장 감소 여파로 매출이 2.4% 감소한 29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24억원을 거뒀다. 온라인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된 덕이란 설명이다.
에뛰드는 매출이 0.3% 늘어난 1060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에스쁘아는 매출이 10.3% 개선된 51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서 26억원을 냈다.
모발 관리 브랜드가 주력인 아모스프로페셔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2%, 17.1% 늘어난 665억원, 131억원을 기록했다.
차 사업을 담당하는 오설록의 실적 개선도 돋보였다.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2%, 172.3% 늘어난 814억원, 8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소비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브랜드의 가치 제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유통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온라인 채널의 매출이 증가했고, 해외에서는 북미 시장에서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