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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일 못했다"…샘 오취리가 겪은 한국의 '캔슬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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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했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한국에서 "올라가는 건 천천히 올라갔는데, 내려가는 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주빌리(Jubilee)에 올라온 '대한민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은?'(What Is It Like To Be Black In South Korea)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샘은 이같이 밝혔다. 주빌리는 구독자 773만명을 보유한 채널로 한 달 전에는 일본에서 흑인으로 사는 삶에 관한 영상을 제작했었다.

영상에서 '한국은 캔슬 컬처가 강하다'는 질문을 받은 6명의 참가자들은 모두 "매우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샘 오취리는 "나는 2년 동안 일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참가자들은 "맞다. 샘이 이 주제에 관해 제일 이야기 잘할 것 같다"고 반응했다.

'캔슬 컬처'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팔로우를 취소(Cancel)한다는 의미다. 특히 유명인이나 공적 지위에 있는 인사가 논쟁이 될 만한 언행을 했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해당 인물에 대한 팔로우를 취소하고 보이콧하는 온라인 문화 현상을 가리킨다.

샘은 "내가 '블랙페이스(blackface)'에 대한 게시물을 올렸을 때 하룻밤 사이에 화제가 됐고, 나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며 "그들은 나를 강하게 '캔슬'했고,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토로했다.

샘이 언급한 게시물은 지난 2020년 의정부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졸업사진을 비판한 글이다. 당시 학생들은 상여꾼들이 운구 중 춤을 추는 가나의 독특한 장례 문화를 담은 밈(meme, 유행 콘텐츠)을 패러디했는데,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얼굴을 검게 칠하는 블랙페이스를 했다.

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제발 하지 마라. 문화를 따라 하는 건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게 왜 인종차별이냐"며 샘의 발언에 반박하는 이들도 많았고, 샘의 과거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오르는 등 논란이 커지면서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샘은 "나는 항상 한국 사람들에 대해 좋게 이야기했는데, 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말을 하자 그들은 '아니 그럴 수 없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며 "아마도 한국인들은 나의 말이 그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느꼈고, 심지어 나를 지지해준 친구들마저 같이 공격 대상이 될 정도로 아웃시켰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모델 한현민은 "한국에서 공인으로 산다는 건 조심해야 할 게 많은 것 같다"며 "저도 SNS를 조심스럽게 쓰고, 잘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샘은 이 방송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드러냈다. 그는 "이곳을 정말 좋아해서 어디를 가든 한국을 홍보했다"며 "나쁜 일에 비해 좋은 일을 많이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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