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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노인만 속는다?…20대 피해자 7000명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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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에 20대 이하 젊은층이 당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단력이 흐트러지기 쉬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여겨지던 보이스피싱 수법이 다양화하면서 전 연령계층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강력한 단속 영향으로 2006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전체 피해액은 감소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 16년만에 첫 감소
국무조정실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금융위원회, 대검찰청, 국가정보원 등과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현황을 점검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 건수는 2만1832건으로 지난 2021년 3만982건에 비해 29.5% 감소했다. 피해 금액은 7744억원에서 5438억원으로 줄었. 피해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6년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신고된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피싱사이트 및 변작기 탐지, 불법거래 게시물 탐지?삭제를 강화하고, 대포폰 대량 개통을 막기 위해 개통 가능한 회선수 제한, 단말기 자체 국외 발신번호 표시 개선 등의 예방 조치를 한 것이 범죄 발생을 줄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전화, 카카오 계정, 악성 앱, 변작 중계기 등 범행수단을 적극적으로 차단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화번호 16만8047개, 악성 앱 5982개, 카카오 계청 6964개 등 18만여개의 범행수단이 조기에 차단됐다.
노인 대상 범죄? 최다 피해 연령층은 20대 이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20대 이하 젊은층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20대 이하 6805명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했다. 1년 전 5459명에서 24.7% 늘었다.

다른 연령층의 피해는 일제히 감소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취약했던 50대는 피해자 수가 9564명에서 5378명으로 크게 줄었다. 40대는 6755명에서 3413명으로, 60대 이상은 5902명에서 4415명으로 감소했다.

20대 이하 젊은 층의 피해가 늘어난 것은 범죄 수법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특정인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방식의 보이스피싱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악성 응용프로그램(앱) 등을 통한 범죄가 늘면서 IT기기 등에 익숙한 젊은 층의 피해가 늘었다는 것이다.

젊은 층이 특히 취약한 기관사칭형 범죄가 늘어난 점도 20대 이하 피해자를 늘린 배경으로 꼽힌다. 금감원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6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는 검사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등 자금수요가 많은 30~40대는 금융사 사칭, 자녀가 장성한 50대 이상은 가족사칭에 주로 걸려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를 분류하면 수사기관 사칭 범죄가 늘었다. 지난해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는 8930건으로 전년 7017건 대비 증가했다. 반면 대출사기형은 2만3965건에서 1만2902건으로 크게 줄었다.

국무조정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학기술·통신 발전에 다른 다양한 신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추진과제를 발굴할 것"이라며 "국내외 범죄조직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검거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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