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종문화회관은 28편의 작품을 251회에 걸쳐 무대에 올린다. 평균 주 5회 공연하는 셈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작품 수는 다섯 편 많고 무대 수(144회) 기준으로는 74% 늘었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와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등이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대표(사진)는 31일 서울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3 세종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공연 일정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새해 계획에 따르면 올해 12편의 신작과 지난해 호평받은 16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먼저 모차르트의 3대 걸작 오페라 중 하나인 ‘마술피리’로 청중과 만난다.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대극장에서 막을 열며 조수현이 연출을 맡는다. 소프라노 황수미·김효영, 테너 김건우, 바리톤 김기훈 등 세계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연출 요나 킴)는 10월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9월 선임된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의 연출작도 눈길을 끈다. 퓰리처상 수상자 마샤 노먼의 첫 희곡 ‘게팅아웃’과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연극 ‘카르멘’을 무대에 올린다.
클래식 애호가가 관심을 둘 만한 공연도 있다.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 대표적이다.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을 통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호흡을 맞춘다. 지휘봉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이 잡는다. 공연은 11월 29일 대극장에서 열린다.
‘세종 체임버 시리즈’는 고전주의 시대 작곡가들의 피아노 작품으로 새 옷을 입는다. 6월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세계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혁,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 박재홍, 롱티보 콩쿠르 우승자 이혁 등이 참여한다.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일제강점기 조선을 여행하며 남긴 편지와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무용 ‘엘리자베스 기덕’과 칠레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 원작의 연극 ‘키스’ 등 다양한 신작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종묘제례악에 맞춰 추는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 다시 관객과 만난다.
안 대표는 “올해 상반기 인력 편제를 바꾸고 제작 직군을 신설해 대관 중심의 극장이 아니라 자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제작극장의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며 “순수예술 장르 공연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 시스템을 정비해 내년에는 공연 횟수뿐만 아니라 단체별 작품 수 또한 크게 늘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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