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20대는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감당 안 될 만큼 올랐고 경제성장이 정체하는 데다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경쟁이 훨씬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잡지 표지 기사 내용이다. 깜깜해 보이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대변해주니 젊은 층은 격하게 공감했다. 자녀 세대에게 암울함만 남겨준 부모 세대에 대한 공격이었다. 우리도 피차일반일까. 이 잡지는 ‘Money’라는 곳으로, 무려 40년 전인 1983년에 게재한 내용이다. 그렇게 부모 세대를 욕한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더 잘 먹고 더 잘살았다. 그리고 지금 그들도 자식 세대에게 똑같은 욕을 먹고 있다.
젊은 세대는 현 상황을 ‘헬조선’이라고 한다.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첫 세대라고 한다. 우리 세대는 기회조차 없다고 한다. 사실 이런 건 수천년 전부터 시작됐고 필자가 20대이던 시절에도, 내 아이가 20대가 돼버린 지금까지도 지겹게 반복되는 레토릭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굴곡이 있었어도 자녀 세대는 대체로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세상을 살았고 부모보다 똑똑하고 현명했다. 세상이 점점 나빠져 망할 거라는 주장은 자극적이어서 모든 시대의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불안과 걱정을 밑천으로 하는 산업도 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유발 하라리가 말한 것처럼 2단계 카오스 시스템에선 예측된 파국이나 혁명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고졸자의 30%도 안 되는 대학 정원을 놓고 학력고사를 치러야 했던 선배 세대의 자녀들은 대학 정원보다 수능 응시생이 적어진 시대를 살고 있다. 1980~1990년대, 토요일 출근도 모자라 매일 야근까지 했던 선배 세대의 자녀들은 주 40시간에 유연근무가 확장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일본 제품에 명함조차 못 내밀던 삼성과 LG는 글로벌 1위가 됐다. ‘미래는 생각보다 더 밝고 아름답다!’
부모 세대가 온갖 고단함을 이겨내고자 한 것은 자녀 세대만은 우리처럼 고생하지 않게 해야겠다는 강렬한 의지 때문이었다. 이런 마음은 부모 세대의 부모, 부모, 부모들부터 그러했다. 이러니 세상이 어찌 나빠질 수 있겠나? 지금 젊은 그대들도 최선을 다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자녀들에게 물려주라. 자녀들을 사랑하는 부모 세대가 존재하는 한 세상은 늘 밝은 쪽으로 열려 있다. 그러니 걱정과 우울이라는 덫에서 그만 걸어 나와서 따뜻한 햇볕을 즐기시라. ‘코로나 이후로 우리 젊은이의 우울증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떠오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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