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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中企 대표 울린 '면접 노쇼', 이젠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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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없이 면접장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레깅스에 후드티 차림이어도 면접장에 오면 고마울 따름이죠.”

경기 남부에서 전자제품 부품사를 운영하는 A대표는 수년 전부터 ‘면접 노쇼’에 시달리고 있다. A대표는 아무리 중요한 일정이 있어도 함께 일할 사람을 뽑을 면접을 가장 중시해왔다. 하지만 텅 빈 면접장에서 인사팀 직원과 멋쩍은 표정으로 면접 예정자에게 일일이 확인 전화를 거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자존감이 한없이 내려갔다. 면접 노쇼의 배경에 허술한 실업급여제도가 있다는 것을 안 뒤론 허탈함이 더 커졌다. 최근 몇 년간 실업급여 부정 수급을 노린 일부 구직자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면접 확인서를 써달라는 부탁은 예삿일이다. 면접관 질문에 “그런 걸 왜 묻냐”고 따지거나, 대놓고 “취업 생각이 없으니 (면접을) 빨리 끝내달라”는 무례도 비일비재하다. 한 달에 한 번 ‘취업 노력을 했다’는 자료만 제출하면 되는 소위 ‘구직활동 증명서’가 빚은 참사다.

일부 구직자만의 일탈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구직급여 지출액은 12조62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씀씀이는 늘었지만 실업급여제도의 목적인 재취업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재취업률은 2018년 28.9%에서 2021년 26.9%로 떨어졌다.

허술한 제도 탓에 ‘상습범’만 늘었다. 최근 5년 내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반복 수급자는 2017년 7만7000명에서 2021년 10만 명으로 뛰었다. 반복 수급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액도 2017년 2339억원에서 2021년 4989억원으로 늘었다.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2019년 2만2003건에서 2021년 2만5756건으로 증가했다.

실업급여제도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의 아우성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고용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반복 수급 및 부정수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중소기업 현장에선 “이제라도 제도가 개선돼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구직자의 취업 의욕뿐 아니라 중소기업인의 경영 의지까지 꺾던 실업급여제도 악용 행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한다는 분위기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면접을 빨리 끝내라는 구직자들이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 정책이 잘못된 탓”이라고 했다. 더는 성실한 중소기업인을 피해자로 만드는 불합리한 제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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