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방사선 캡슐’이 없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가로와 세로 길이가 1㎝도 안 되는 작은 캡슐이지만 사람이 장시간 노출되면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수색 범위가 1400㎞에 달해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 거대 광산기업인 리오 틴토는 방사성 캡슐 분실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분실된 방사성 캡슐은 리오 틴토의 채굴 장비에 쓰이는 부품이다. 지난 12일 서호주 킴벌리 지역의 광산에서 출발해 사흘 뒤인 16일 서호주 퍼스 지역에 도착했다. 이 거리는 약 1400㎞에 이른다. 호주 당국은 28일 이 사실을 발표하고 서호주 일부 지역에 방사능 경보를 발령했다.
문제는 이 캡슐에 담긴 방사능이 위험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캡슐에는 소량의 세슘-137이 포함돼 있다. 사람이 1m 떨어진 곳에서 한 시간 동안 노출되면 엑스레이 10장을 찍는 것과 동일한 충격을 받는다.
앤드류 로버트슨 서호주 보건 책임자는 “캡슐에 장시간 노출 시 피부 화상과 급성 방사선 질환,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호주 당국은 시민들에게 캡슐을 발견할 경우 최소 5m 이상 떨어질 것을 당부했다.
호주 당국은 수색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분실된 캡슐이 가로 6㎜, 세로 8㎜ 길이로 크기가 작아서다. 캡슐이 사라진 뒤 이미 2주가 지났을 가능성도 크다. 외신에 따르면 호주 당국은 캡슐이 상자에 담겨 트럭을 통해 운송되던 중 상자가 파손돼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오 틴토의 사이먼 트로트 철광석 부문장은 이날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는 방사성 캡슐을 운송하기 위해 안전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제3자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분실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