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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가게서 산 조명 알고보니…100억짜리 '거장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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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영국의 한 골동품 가게에 진열돼 있다 한 화가의 수중에 들어간 스위스 유명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희귀 샹들리에가 경매시장에서 거액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주 안에 열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샹들리에의 판매가가 700만 파운드(약 1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자코메티의 작품은 경매에서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며, 예술품 최고 경매가를 주기적으로 경신하곤 한다. 크리스티 경매 관계자 미셸 맥멀런은 "알베르토의 작품과 역시 조각가 겸 가구 디자이너였던 그의 남동생 디에고의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높은 낙찰가를 예상했다. 그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자코메티의 또 다른 샹들리에는 2018년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760만2400파운드(약 116억40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올 자코메티의 샹들리에는 영국 화가 존 크랙스턴(2009년 작고)이 1960년대에 런던 말리본에 위치한 골동품 가게에서 250파운드(약 38만원)에 구입했다. 이후 50년 간 런던 북부 햄스테드의 자택에 걸어뒀던 것이다.

눈썰미가 좋았던 크랙스턴은 이 샹들리에가 작고한 친구이자 예술품 수집가인 피터 왓슨이 자코메티에 위탁해 제작된 작품으로 확신해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샹들리에가 왓슨이 문화 평론가이자 작가인 시릴 코널리와 1939년에 세운 문학 잡지사 호라이즌의 블룸즈버리 사무실 로비에 걸려있던 것이기 때문이다.

호라이즌은 조지 오웰, WH 오든, 에드워드 모건, 딜런 토마스, EM 포스터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실은 유력한 문학잡지였다. 호라이즌이 1950년에 문을 닫은 후에 이 샹들리에가 어떠한 경우로 해당 골동품 가게로 흘러 들어갔는지는 정확히 전해지지는 않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살면서 현대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예술 작품을 수집한 왓슨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런던으로 돌아와 크랙스턴을 비롯해 조각가 헨리 무어, 화가 루치안 프로이트 등 영국의 재능있는 예술가들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왓슨은 1946년 혹은 1947년에 자코메티에게 이 샹들리에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이 샹들리에가 과연 자코메티가 제작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진위 논란도 있었다.
크랙스턴 기념 사업회는 이 작품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해 긴 싸움에 들어갔고, 샹들리에는 2021년 12월에 감정을 받기 위해 파리에 있는 자코메티 미술관으로 보내졌다.

샹들리에 운송을 담당한 런던 보험 중개업체 애스턴 라크사의 한 관계자는 "샹들리에를 프랑스 파리로 보내고 다시 가지고 오는 데 중대한 보안 작전이 필요했지만,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피터 왓슨이 의뢰한 이 샹들리에는 자코메티의 작품 중 유명한 초현실주의 조각 '매달린 공'과 함께 가장 중요한 '걸이형 조각품'(hanging sculptures)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샹들리에 감정 과정을 함께 한 골동품 감정사 제임스 글레니는 "자코메티는 샹들리에를 대여섯점 정도밖에 제작하지 않았고, 다른 샹들리는 이런 '사연'을 지니고 있지 않다"며 "피터 왓슨을 위한 이 샹들리에는 조명이라기보다는 작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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