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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7년 뒤 연금수지 적자전환, '지급액 늘리기'는 공멸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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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7년 뒤 연금수지 적자전환, '지급액 늘리기'는 공멸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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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연금수지(보험료 수입-지급액) 적자전환 시점이 7년도 채 안 남았다는 소식이다. 정부가 오는 3월 정확한 적자전환 시점을 발표할 예정인데, 2029~2030년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연금수지가 적자면 작년처럼 운용수익률(11월 기준 -4.93%)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가입자에게 연금을 주기 위해 보유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 그간 기금으로 ‘어디에 투자할까’만 고민해온 국민연금으로선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낯설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915조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연못 속 고래’로도 불리는 국민연금의 자산 매각은 큰 후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운용자산의 14.2%(작년 10월 말 기준)를 국내 주식에 배분해 투자액이 13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네이버 삼성SDI 등 웬만한 종목의 지분율은 모두 8~9%대로 10%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주식 강제 매도는 ‘오버행(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 이슈’를 불러 자본시장을 덮칠 것이다.

자산 매각은 증시를 넘어 경제 전반을 강타할 대형 악재다.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투자 규모는 302조원으로 국내 주식의 2배를 훨씬 웃돈다. 국내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금액도 47조원에 달한다. 단순히 금액이 크다는 점을 넘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채권, 부동산 매도는 국내 연기금과 해외 투자자의 동반 매도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 경쟁적으로 ‘셀 코리아’가 시작되면 매수세 실종으로 자산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엊그제 ‘5차 재정추계’에서 연 4.5%로 설정한 ‘향후 70년 예상운용수익률’ 전망은 물거품이 돼 연금 고갈을 더욱 재촉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칼자루를 쥔 정치권은 여전히 ‘여론 눈치보기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민간자문위원회는 지난 주말 이틀 동안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소득대체율 조정 문제로 고성만 주고받았다. 야당 추천 민간위원 일부가 소득대체율 인상을 고집하는 바람에 이달 말로 잡힌 국회 보고 일정 준수도 물 건너갔다. 포퓰리즘에 오염된 개혁은 공멸을 부를 개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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