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드사 앱에서 다른 회사 카드를 연결해 쓸 수 있는 ‘오픈페이’가 첫발을 뗐지만 삼성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편의성이 떨어지는 등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다.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오픈페이 참여사인 신한·국민·하나카드 가운데 삼성페이 방식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를 지원하는 곳은 국민카드 KB페이가 유일하다. MST는 구형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 결제할 수 있는 기술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28%(지난해 상반기 기준)를 차지한 삼성페이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신한플레이나 하나원큐페이 앱에선 다른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등록할 수 있지만 삼성페이 방식으로 결제할 순 없다.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페이를 시작할 롯데·우리·농협·현대카드 앱도 마찬가지다. 오픈페이에서 QR코드·바코드·근접무선통신(NFC) 등 결제를 지원하지만 이미 이 기능을 지원하는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의 이용자를 끌어올 만한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2)는 “지금도 삼성페이로 모든 카드 결제가 가능한데 기능이 더 제한적인 오픈페이를 쓸 이유가 있겠느냐”고 했다. A카드사 관계자도 “후발주자인 오픈페이가 소비자 선택을 받으려면 ‘+α’가 있어야 하는데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쓰는 기능조차 제공하지 못한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카드사들이 삼성페이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비용 부담 때문이다. 각 카드사가 자사 앱에서 MST 방식을 쓰려면 삼성페이 운영사인 삼성전자와 별도 계약을 맺어야 한다. 카드사별로 이를 위해 들어가는 추가 비용만 15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카드사 관계자는 “MST 외의 결제도 가능한데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아 다른 카드사들의 도입 현황을 보면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