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여자교도소에 구금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재판 도중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주장하며 성전환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전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고등법원은 2건의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일라 브라이슨(31)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브라이슨은 재판받기 시작할 무렵 여성으로 성전환을 시작하면서 스털링의 콘턴 베일 여자교도소에 구금됐다. 오는 2월 28일 선고가 이뤄지기 전까지 그는 여성 수감자들과 격리된 상태로 있을 예정이다. 브라이슨이 선고 이후 복역할 교도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브라이슨은 2016년 9월 16일과 2019년 6월 27일 각각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남성이던 브라이슨은 '애덤 그레이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첫 재판이 이뤄진 지난 2019년 7월, 그레이엄은 법정에서 "항상 여자아이들과 어울렸고 화장을 하곤 했다"며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성전환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이름도 아일라 브라이슨으로 개명했다.
그가 선고 뒤에도 여자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커지자, 여성 수감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다른 범죄도 아니고 여성을 성폭행한 브라이슨을 여성 수감자들과 한 공간에 두는 것은 부적절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림 알살렘 유엔인권이사회 여성폭력 특별보고관은 "폭력적인 남성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여자교도소에 들어갈 수 있는 이 상황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브라이슨의 아내 쇼나 그레이엄도 브라이슨이 수감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쇼나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이슨의 성전환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속임수"라며 "그저 수감 생활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쇼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결혼 생활 중에 브라이슨에게 성폭행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으며 "여성을 성폭행하는 건 브라이슨의 본성이다. 그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오나 크룩섕크 교도소 공공보호과장은 "트랜스젠더 수감자를 수용할 장소는 위험 평가를 거쳐 사례별로 다르게 정한다. 이들이 촉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있다"며 "여자교도소에 수감되더라도 강력한 위험 관리와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