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동네 골목골목 자리했던 슈퍼마켓이 사라져가면서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 들어간 게 편의점이다. 요즘 편의점에서는 한때 동네 슈퍼마켓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500원짜리 동전으로 구입 가능한 상품들이 자취를 감췄다.
편의점들이 와인, 프리미엄 과일 등으로 상품 구색을 고급화하면서다. 여기에 작년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도 영향을 줬다. 중장년층의 추억을 자극하는 먹거리를 오프라인 유통점에선 더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24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매장 판매가 기준으로 500원 미만인 식품은 10개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점포 한 곳에서 평균 2000~3000개의 품목을 취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0.3% 수준이다.
미니 멘토스(200원), 츄파춥스 낱개사탕(250원), 하리보 골드바렌 미니(350원), 트윅스 미니 초콜릿(400원), 서주 나초코·나망고 아이스크림(400원), 초코파이 1개(450원) 등이 편의점에서 파는 500만원 미만 상품에 해당한다. 가격 저항이 크지 않아 주로 계산대 앞에 자리하는 상품들이다.
한때 학교 앞 문구점에서 200~300원에 판매되던 간식거리들은 편의점에서 500원을 훌쩍 넘긴 지 오래다. 아폴로(35g·2019년 700원→최근 800원), 호박꿀맛나쫀드기(100g·900원→1500원)를 비롯해 단짝캔디(46g·1500원), 밭두렁(45g·700원), 꾀돌이(48g·700원) 등이 그렇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품질이 나쁘지 않은 제품 가운데 상징성 있는 일부 레트로 제품만 2019년께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이들도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가격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옥수수, 팜유, 합성착향료 등을 사용해 제조하는 소위 ‘불량식품’들은 지난해부터 가격이 상승세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추억에 자리한 먹거리 가운데 최근 6개월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차카니였다. 인도네시아 식품제조업체 탄라자야가 제조하는 이 과자는 한 봉지(36g)에 497원으로 6개월 전(321원)보다 54.5% 올랐다.
중국 광동백성식품이 제조하는 아폴로는 한 봉지(35g)에 430원으로 13.1% 올랐다. 대구에서 30년 이상 과자 도매사업을 해온 A씨는 “물류비 때문에 해외에서 들여오는 제품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요즘은 동네 문구점 수요는 크게 줄어들고 기업체에서 행사용으로 구입해가거나 어릴 적 추억을 느끼고 싶은 성인들이 개별적으로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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