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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美 전 재무 "국가안보 명목으로 中 규제는 엄청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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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다.
서머스 "대중 반도체 규제, 5%만 군사용"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고속 경제 성장은 여전히 가능할까'(Is Rapid Growth still Possible?)라는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미·중 경제 관계에 대한 중기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미국이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려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엄청난 오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에 대한 견제가 '자충수'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한 서머스 전 장관은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인 경제 전문가다. 그는 "우리가 중국 무기 시스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어떠한 반도체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중국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반도체 중 오직 5%만이 무기 시스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군사 목적으로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제한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무기용 외에도 전방위적인 반도체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타르만 샨무가랏남 싱가포르 수석장관도 미·중 갈등이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제한되면 '제로섬'이 아니라 '마이너스섬' 상황으로 끝날 수 있다"면서 "미국인들과 중국인들 모두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젊은 층의 구직 의지가 실종된 게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그는 "미국의 진짜 문제는 실업자들이 아니다"라면서 "일자리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데 22~55세 여덟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일터를 떠난 노동자들이 완전히 복귀하지 않아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5년 뒤 또 다른 코로나 발생"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일상화될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서머스 전 장관은 "향후 15년 이내 또 다른 코로나가 발생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본다"면서 "현재 세계는 비참한 수준으로 준비가 부족하다. 우리는 사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 및 통화 정책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세계를 번영시키기 충분하지 않다"면서 전 세계 단위의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고성장을 위해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냐'는 질문에 "제도적 혁신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면서 "자원의 효율적인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개선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샨무가랏남 장관 등은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담에는 시그리드 카그 네덜란드 재무장관, 메리 칼라한 에르도스 JP모간 자산관리 부문 최고경영자(CEO) 등도 참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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