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이더라고요."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건넨 의미심장한 농담이다.
이 회장은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는데 다 캐논(카메라)을 사용한다"며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동영상이 안 돼서 다 캐논만 쓴다고 하더라"고 취재진에게 장난스레 말을 걸었다.
이 회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캐논은 소니, 니콘 등과 함께 글로벌 카메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의 간판 브랜드 중 하나다.
"카메라가 다 캐논만 있다"고 건넨 이 회장의 농담도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일화로 풀이된다.
2015년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업무용 휴대전화로 갤럭시 사용을 허가받기 위해 직접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은 업무 기밀 유출을 우려해 기술담당부서의 특별 인증을 받은 휴대전화만 업무용으로 사용한다. 이로 인해 당시까지 골드만삭스에선 '아이폰'과 '블랙베리'만 채택해 금융 업무를 진행했다.
이에 이 회장은 삼성전자 엔지니어들과 함께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에 찾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장점과 보안 기능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삼성 휴대폰은 골드만삭스의 보안 인증을 받아 골드만삭스 업무 폰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종종 갤럭시 사랑을 표현하기로도 유명하다. LG 스마트폰을 쓰던 취재진에게 이 회장이 직접 갤럭시 스마트폰을 건넨 일화는 유명하다.
한편 이날 이 회장이 참석한 '한국의 밤' 행사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을 상대로 한국을 알리고 네트워크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2030 부산 세계 박람회'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렸다.
국내 재계에서는 이 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