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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 '미니장기' 넘어 '인공장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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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장기를 작게 본떠 만드는 오가노이드는 2009년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네덜란드 휴브렛 연구소의 한스 클레버스 연구팀이 소장에 있는 성체줄기세포로 최초의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알렸다. 이 오가노이드는 실제 소장 구조와 기능이 매우 비슷해 초소형의 장기유사체 혹은 미니 장기로 불리게 됐다. 이후 10여 년 동안 오가노이드 배양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해 오늘날 대부분의 인간 장기를 오가노이드로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기초연구에서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오가노이드를 연구모델로 사용한다.
○신약개발·세포치료제 등 응용
오가노이드가 단기간에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전통적인 생물학 실험 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 모델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사용해 온 생물학 실험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동물 실험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세포 주 모델이다. 동물 실험 모델은 오랜 세월 동안 현대생물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해왔지만, 종의 차이 때문에 여러 한계점이 있었다. 강화된 연구 윤리에도 발목을 잡혔다.

세포 주 모델은 인체 유래의 세포를 죽지 않도록 불멸화해 2차원 평면 배양 접시 위에서 무한히 증식시킨 것이다. 동물이 아닌 사람 세포라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인체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와는 기능 면에서 차이가 컸다. 각 모델이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오가노이드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오가노이드는 정상 줄기세포로부터 쉽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인체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높은 수준으로 모사할 수 있다. 응용방안은 크게 2가지로 연구되고 있다. 하나는 신약 개발 등에 쓰기 위한 실험 모델이고, 또 하나는 오가노이드 자체를 세포치료제로 쓰는 방법이다.

여러 나라가 오가노이드 연구의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의 유명 연구소가 손잡은 ‘암 모델 연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오가노이드에 대한 정부 및 산업계 투자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구인력의 전문성도 세계적인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오가노이드 연구에 뛰어드는 우수한 신진 연구인력이 많은 점도 긍정적이다.
○전 세계 오가노이드 연구 경쟁
최근 들어 오가노이드 분야 연구 발전 속도가 다소 주춤해졌다. 오가노이드 관련 연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잠깐 숨을 고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난 10년이 인체의 각 장기를 모사하는 다양한 오가노이드에 대한 제작·배양 기술의 개발과 확장의 시기였다면, 다음 10년은 미니 장기를 인공장기로 발전시키는 시기가 될 것이다. 오가노이드를 균일하게 키우는 표준화 기술, 작은 오가노이드 크기를 실제 장기 수준으로 키우는 대형화 기술, 장기를 구성하는 복잡한 세포의 조성을 모사할 수 있는 조직화 기술 등이 여기에 필요한 기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미 오가노이드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몇몇 연구 그룹에서 실마리가 되는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도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연구 성과가 실마리 제공에 그치지 않으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혁신을 이루려는 연구진의 노력과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 연구 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 오가노이드 분야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뿐만 아니라 후속 세대의 관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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