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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료 수십만원 쓰느니 국내로"…밀려드는 설캉스족에 호텔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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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24일 설 연휴를 앞두고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설캉스(설+호캉스)’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연휴가 비교적 짧아 국내에 머물려는 설캉스족이 늘어난 데다 호캉스가 하나의 레저 문화로 굳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업계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 지속해서 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해외 갈 바엔 국내 5성급 호텔로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과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설 연휴 객실 판매율은 70~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롯데호텔 월드 캐릭터 룸의 설 연휴 객실 판매율도 90%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조식, 애프터눈티 서비스를 포함한 연휴 기간 패키지 상품 판매는 올해 주말 평균 대비 2배 늘어났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설 연휴 호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를 예약한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해외여행이 재개됐지만 아직 항공편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해 해외여행 경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 국내 호캉스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16일 기준 인터파크 해외 항공권 예약 서비스의 설 연휴 저비용항공사(LCC) 항공편 인천~나리타 왕복 최저가는 71만원이다. 인천~다낭 왕복은 83만원에 달한다.

주요 호텔들은 몰려드는 설캉스족을 붙들기 위해 이번 연휴 기간을 겨냥한 각종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신라호텔은 오는 21~23일 이용할 수 있는 ‘홀리데이 와이너리 애프터 5’ 패키지를 선보였다.

투숙객이 오후 5시에 체크인해 와인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설 아침 가족 모임, 차례 등으로 이른 체크인을 할 수 없는 투숙객을 위한 상품이다.

서울 웨스틴조선도 같은 기간 ‘2023! 해피 버니 이어’ 패키지를 제공한다. 국내 주얼리 플랫폼 아몬즈의 한정판 주얼리 박스와 니치향수 브랜드 ‘르페르소나’의 핸드크림 등을 선물로 준다.
호캉스 문화 정착
호캉스가 여가를 보내는 문화로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호텔업계는 다른 내수업종에 비해 경기둔화의 충격을 덜 받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창궐 전인 2019년의 영업이익(288억원)보다 177.4% 많은 금액이다.

올해는 견조한 호캉스 수요에 하늘길 확장에 따른 외국인 입국 수요 증가까지 더해져 이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은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이 809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면세사업부가 팬데믹 전 수준을 얼마만큼 회복할 수 있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호텔신라 면세부문(TR)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액은 285억원으로, 2019년 2670원의 10.7% 수준에 불과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성수기인 봄 이후 외국인 수요까지 몰리면 객실이 부족해지며 요금이 비싸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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