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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리 우유'로 새로운 시장 개발…젊은 여성층 이어 4050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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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이 필수적이다. 끊임없는 성장은 기업의 영원한 숙제이자 숙명이다. 성장의 방법으로 △시장침투(market penetration) △시장개발(market development) △제품개발(product development) △다각화(diversification) 등이 있다.

한경 CMO 인사이트에선 매일유업의 귀리 우유 ‘어메이징 오트’을 통한 성장 사례를 소개했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1인당 우유 소비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이제 기존 우유 제품만으로 지속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매일유업도 새로운 성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침투는 우리 제품을 원래 1개만 구매하던 소비자가 2개 사도록 만드는 것이고, 시장개발은 우리 제품을 전혀 사지 않던 사람에게 판매하는 것이며, 제품개발은 우리 제품을 1개 사던 사람에게 우리의 다른 제품도 1개 더 파는 것이고, 다각화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메이징 오트의 의미에 대해선 “이 제품은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 채식주의자, 혹은 평소 우유를 잘 즐기지 않던 중장년층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오트 우유를 제공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장개발을 통한 성장’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기존 우유 소비자가 다양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귀리 우유를 소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제품개발을 통한 성장’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대체유 시장 승부를 위해 ‘곡물의 왕’ 오트 선택
기존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음료 중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두유다. 친숙함은 새로움과는 배치되는 개념이다. 장수 제품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취향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비건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트렌디한 제품’을 원하는 MZ세대에게 두유만으론 대체유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힘들다는 게 매일유업의 판단이었다.

이 회사는 ‘트렌디한 식물성 음료’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장기간 진행해왔다. 2015년 미국 블루다이아몬드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에 아몬드브리즈를 들여왔다. 아몬드우유라는 음료의 맛을 놓고 매일유업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릴 정도로 초창기엔 모험에 가까운 시도였다.

하지만 아몬드우유는 이미 입지가 탄탄한 글로벌 히트 상품이었다. 국내에서도 매일유업이 출시한 아몬드브리즈에 대해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몬드브리즈를 통해 대체유의 시장성을 본 매일유업은 새로운 대체유 작물을 찾아 나섰다. 바로 그 원료로 오트가 낙점됐다. 오트는 장점이 뚜렷하다. 영양이다. 오트는 현미의 다섯 배에 이르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곡물의 왕’으로 불린다.
젊은 여성층 우선 공략 후 4050으로 확대
문제는 귀리 우유에 대한 식품업계의 편견이었다. “오트가 친환경적이고 몸에 좋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귀리 우유라는 것은 한국에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기엔 너무 생소하지 않나”라는 반응이 많았다.

어메이징 오트 출시 전에도 몇 종류의 오트 음료가 국내에 출시됐지만 대부분 중소 유통사에서 해외에 출시된 제품을 그대로 수입하는 형태였다. 가격대가 비싸고 국내 소비자의 인지도가 낮았다.

매일유업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액상 또는 파우더 형태로 가공된 오트를 수입하는 대신 자체 공정을 개발했다. 오트를 원물 상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함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고객에게 보다 신선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 단가가 비싸지만,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출시 초기에는 규모가 작은 세분시장을 정확히 ‘타기팅’하는 전략을 택했다. 매일유업이 판매하는 대부분 제품이 저관여 소비재로 주로 ‘매스 마케팅’을 시도했으나 어메이징 오트는 타깃 노선을 차별화했다. 비건, 건강,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부여해 젊은 여성층을 우선 공략한 것.

젊은 여성에게 인지도를 확보한 뒤에는 확장 전략으로 전환했다. 오트에 다량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 ‘베타글루칸’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4050세대로 마케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어메이징 오트=친환경’ 마케팅
매일유업은 지난해 7~8월 ‘지구를 살리는 놀라운 나’ 캠페인을 벌였다. 어메이징 오트와 친환경 인식을 연결 짓기 위한 작업이다. 생활 속 지구를 위한 노력을 필수 해시태그(#어메이징 오트, #지구를 살리는 놀라운 나, #친환경)와 함께 개인 SNS에 게시하면 선물을 주는 식이다.

멸균팩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도 친환경 마케팅의 핵심 중 하나다. 매일유업은 어메이징 오트를 음용한 뒤 세척, 건조한 멸균팩 20개를 모아 발송한 고객 모두에게 선물을 주는 행사를 했다. 두 달 동안 이 캠페인에 참여한 인원은 3만 명에 달했다. 회수된 멸균팩은 3.2t. 이 멸균팩은 분리, 세척 과정을 거친 뒤 2810만 장의 페이퍼 타월로 재탄생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물성 우유 대체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계속해서 커질 것이란 점과 매일유업이 친환경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매일유업의 어메이징 오트를 통한 성장 시도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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