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레스토랑 ‘피시앤칩스’가 한국에 상륙한다. 신세계백화점과 입점을 협상하고 있다. 신세계는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14만원대 햄버거로 유명한 ‘고든 램지 버거’ 매장을 들여오기로 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고든 램지의 레스토랑을 입점시켰거나, 들여올 예정인 만큼 백화점 ‘빅3’가 모두 그에게 구애한 셈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수제버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백화점들이 유명 버거 레스토랑을 경쟁적으로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사로잡은 고든 램지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고든 램지 레스토랑의 국내 운영권을 가진 진경산업과 피시앤칩스 매장을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점에는 고든 램지 버거를 입점시키는 것도 협의 중이다.튀긴 생선과 감자 등을 판매하는 고든 램지의 피시앤칩스 매장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근처 매장을 포함해 미국에만 네 곳이 있다. 라스베이거스, 오클랜드 아이콘파크, 워싱턴DC에서 운영 중이다. 한국의 경우 강남에 들어서는 만큼 해외에 비해 높은 가격대로 들어올 공산이 큰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고든 램지는 세계에 72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영국인 셰프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에 고든 램지 버거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3월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햄버거 가게인 고든 램지 스트리트버거 매장을 열 예정이다. 진경산업 측은 “5년 내 한국에 버거와 피자 등을 합쳐 20개 매장을 내는 게 목표”라고 공언했다.
○왜 수제버거인가
백화점업계는 고든 램지뿐 아니라 다른 수제버거도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미국 3대 버거로 알려진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확정하고 수제버거 대전에 뛰어들었다. 갤러리아는 올 상반기에 1호점을 낸 뒤 5년 동안 15개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진경산업이 고든 램지 버거를 들여오기로 결정하고, 주요 백화점에 입점 여부를 타진할 초기만 하더라도 백화점들은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랬던 분위기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180도 바뀐 데엔 수제버거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시각이 변한 게 영향을 미쳤다.
식사 속도가 빨라 회전율이 좋은 게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수익성이 높아 음식료(F&B) 업장을 구성하는 데 빼놓아선 안 될 매력을 갖췄다는 게 백화점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명 수제버거의 경우 2만~3만원대로 파스타 등 외식메뉴와 가격이 비슷하면서도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기 좋아 2030세대에 소구력이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햄버거 식자재를 어떤 순서로 쌓느냐 등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점은 입맛 까다로운 고소득 백화점 이용층에 어필할 요소로 지목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