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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장애인에 기회소득 주겠다는 김동연…"李 기본소득과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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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입니다.”

이원재 경기도 정책비서관은 지난 11일 김동연 경기지사의 ‘기회소득’ 정책에 대해 브리핑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는 최근 김 지사의 ‘기회수도 경기’ 정책의 일환으로 하반기부터 도내 중위소득 120% 이하(연 소득 2900만원 이하)의 예술인 1만1000명에게 120만원을 현금으로 주는 기회소득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장애인 2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씩 6개월간 장애인 기회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며 '기본소득'을 전국 의제로 만들었다. 김 지사도 기회소득을 대표 정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책 발표 후 화제성과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기회소득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이 비서관이 설명을 자처한 것이다. 이 비서관은 싱크탱크 여시재, 삼성경제연구소를 거쳐 민간연구소 랩 2050의 대표 지낸 경제전문가로 지난해 9월 경기도에 임용됐다.

‘김동연식 기회소득’은 보편적 기본소득, 선별적 복지와는 달리 조건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당장 시장에서 보상이 적은 예술가의 작품 활동은 한 사회 품격을 높이고, 장애인의 활동 장려는 장래 이들에게 투입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그렇지만 이들은 시장에선 보상받기 쉽지 않다.

이 비서관은 “유럽에선 참여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정책과 유사하다”이라고 했다.

기회소득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경기도는 안전사고를 일정기간 내지 않은 배달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기회소득을 지급하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농촌마을에 환경 기회소득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달 플랫폼 도입 이후 늘어난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고, 친환경 발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회소득 정책이 갈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 규모가 각각 연 120만원, 월 5만원으로 가치창출을 언급하기엔 규모가 작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보편복지가 아니다’고 했음에도 절반 이상이 수혜받를 받는다. 복지정책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 심의위원회도 통과해야 한다. 도내 예술인 절반이 혜택을 받게 되면 이도 저도 아닌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보편 복지'를 언급할 수 없는 시장주의자로서의 김 지사와 예산을 생각하는 경제관료 출신 김 지사의 면모가 모두 담긴 정책"이라며 "화제성을 위해서라면 ‘예술인 1000명에게 연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게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당사자와 전문가 의견을 들어 정책 실험을 계속하면서 대상과 금액을 조정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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