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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소녀 '오를란디' 실종사건…교황청 "40년 만에 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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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약 40년 전 발생한 바티칸 소녀 '오를란디' 실종 사건을 재조사한다.

9일(현지시간)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알레산드로 디디 바티칸 검사장이 이탈리아 경찰과 함께 이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루니 대변인은 "디디 검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한 모든 파일과 서류, 보도, 정보, 증언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사건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재위하던 1983년 6월22일 발생했다.

당시 교황청 직원이었던 부친과 함께 바티칸에 거주하던 에마누엘라 오를란디(당시 15세)는 로마에서 플루트 레슨 후 귀가하던 중 종적을 감췄다.

로마 전역에 오를란디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가 뿌려졌고,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오를란디의 행방은커녕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등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2019년 7월 교황청은 사건 해결을 위해 바티칸시국 내부의 묘소 2곳을 발굴하기도 했으나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다.

바티칸 역사상 희대의 미스터리로 꼽히는 이 사건은 지난해 넷플릭스가 '바티칸 걸'이라는 제목의 4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오를란디의 친구가 "실종 사건 1주일 전 바티칸 고위 성직자가 성적으로 접근해왔다는 말을 오를란디에게 들었다"는 새로운 증언이 담겼다.

오를란디의 오빠인 피에트로는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와 인터뷰에서 "교황청이 내부 반대를 극복하고 재조사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어떤 대가를 치르든 이번 사건의 진실을 투명하게 밝혀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가 있었다"고 교황청이 재조사에 나선 배경을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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