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플랫폼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사진)이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의 지배권을 상실했다.
앤트그룹은 지난 7일 홈페이지에 올린 ‘회사 거버넌스 지속 개선에 관한 공고’를 통해 마윈의 지배권 상실을 골자로 한 지분 구조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고에서 “이번 조정의 핵심은 앤트그룹 주요 주주의 의결권 변화”라고 소개했다.
마윈과 그와 행동을 같이하는 이들이 지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던 것에서 앤트그룹 경영층과 사원 대표, 마윈을 포함하는 10명의 자연인이 각자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어느 주주도 단독으로든 다른 주주와 공동으로든 앤트그룹 주주총회 결과를 통제할 힘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윈은 과거 앤트그룹의 의결권 50% 이상을 보유했으나 이번 조정을 거쳐 6.2%만 보유하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전까지 마윈 개인의 앤트그룹 지분 보유율은 1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관련 법인을 통해 의결권 53.46%를 확보해 실질적으로 앤트그룹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앤트그룹은 “이번 조정으로 앤트그룹 지분 의결권이 더욱 투명해지고 분산되게 됐다”고 밝혔다.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그룹의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위챗페이와 쌍벽을 이루는 중국 전자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 운영사다. 마윈이 절대적으로 장악해온 이 회사는 2020년 11월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에 상장(IPO)해 350억달러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윈이 그해 10월 “중국 은행이 전당포식 운영을 하고 있다”며 중국 금융당국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의 IPO를 무기한 연기했다.
또 알리바바그룹 전반은 중국 당국이 추진한 ‘고강도 빅테크 규제’의 핵심 표적이 됐다.
중국 당국이 최근 앤트그룹 관계사인 앤트소비자금융의 증자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하면서 빅테크 기업 규제가 완화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중국 정부가 마윈의 지배력은 약화시켰지만 빅테크 기업 전반에 대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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