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는 서커스가 아니다. 예술적 요소들이 버무려진 종합퍼포먼스다. 두 명의 피에로가 펼치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인간의 몸이 펼치는 곡예는 잘 조율돼 한 치의 오차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압도적 아우라를 뿜어낸 여가수의 노래는 속도감 있는 무대 연출과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지컬 같았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죽음을 앞둔 아내를 위해 추억 여행을 떠나는 남편과 가족의 사랑 이야기다. 인생은 다음이 있어 아름답다는 삶의 긍정적 의미를 향수 어린 유행가와 춤을 곁들여 표현한다.
둘은 완전히 다른 장르다. 하나는 외국 공연이고 하나는 국내 영화다. 그러나 권력과 사랑이란 주제를 몸의 동작과 노래를 통해 표현한 것은 같다. 다르면서도 같고 같으면서도 다르다. 감수성은 사물과 사태의 차이와 변화를 재빨리 감지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이론이나 논리보다 감각과 감정을 통해 무엇인가를 느끼려는 시도다.
무엇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알랭 드 보통은 <행복의 건축>에서 “건물이나 사물이 물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해주는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한곳에 모인 돌, 쇠, 콘크리트, 유리의 배치가 자신을 표현하는 감동적이고 묘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느낀다’라는 뜻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고 보이지 않는 형체를 본다는 의미다. 모든 것에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원동력이다. 창작자들은 그걸 평소 머릿속에 담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쓴다. 봉준호 감독은 이 분야의 대가다. 그의 영화는 감수성의 자식들이다. 고3 때 잠실대교 교각에 뭔가 매달렸다가 떨어지는 환영을 보고 ‘괴물’을 만들었다. 오대산에서 본 아줌마들의 관광버스 춤에서 영화 ‘마더’의 마지막 장면을 구상했다. 자본주의 폐해를 ‘설국열차’에선 기차의 앞칸과 뒤칸의 수평적 공간을 통해, ‘기생충’에선 지하와 반지하, 지상이라는 수직적 공간을 통해 드러냈다. 메모와 기록이라는 감수성의 창고가 지구인이 인정하는 콘텐츠에 한몫을 거들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뒤덮었다. 검색의 시대가 왔다. 새롭고 믿음직한 감수성의 발판이 구축됐다. 바로 손가락 끝에서 빠져나오는 실시간 데이터다. 이제 데이터의 정확도와 스피드가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좌우한다.
많은 마케터의 관심을 모았던 소셜미디어의 데이터는 그 안에 가득 찬 허세와 가식 탓에 신뢰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교하고 신속한 빅데이터 모델을 만들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나타났다. 바로 리스닝 마인드(Listening Mind)의 허블(Hubble)이다. 이 솔루션은 구글과 네이버의 5500만 국민의 검색 데이터를 역추출해 1억3000만 개 이상의 키워드가 의미하는 소비자의 내밀한 욕구, 궁금한 토픽, 가려운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밝혀낸다. 관심 가는 키워드를 창에 입력하는 순간 그와 연결된 소비자의 속마음(Intent)이 순식간에 나타난다.
소비자의 진짜 속마음이란 무얼 말하는 걸까? 못생긴 남자 친구를 인스타에 올리는 여성은 없다. 소비자의 진심(Intent)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돈을 쏟아붓는 살포식 마케팅은 이제 그만두고 고객의 진심에 기반한 진실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데이터가 인간의 감수성을 대체하고 있다. 리얼 타임, 리얼 데이터, 리얼 콘텐츠의 마케팅을 지금 당장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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