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차량에서 금을 훔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학생들이 반성은커녕 무면허 운전에 경찰까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검은 금품을 훔치고 차량을 불법으로 운전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A군(15) 등 3명을 기소하고, 불구속된 B(15)군 등 5명을 소년보호사건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군 등 5명은 지난해 9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제주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량 8대를 몰래 몰고 돌아다닌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차의 사이드미러가 펼쳐져 있어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차 안에 있는 키를 이용해 차를 몰고 다니다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 수법을 썼다.
A군 등은 또 2개월여 간 30차례에 걸쳐 차에서 훔친 금품과 훔친 카드로 산 물품을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 판매해 3400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이 돈을 유흥비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B(15)군 등 4명은 지난해 11월27일 오후 제주시 내에서 오토바이 난폭운전을 하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 얼굴을 들이받아 다치게 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8명은 모두 중학교 3학년생으로 2∼3명씩 몰려다니며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속된 A군 등 3명은 차량 내 금품 등을 훔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소년범이라 구속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 다른 절도와 무면허 운전, 경찰 폭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소년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19세 미만 소년에 대해서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구속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사회·제도적 배려를 악용하거나 법을 과도하게 경시하는 소년범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