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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난·전세사기,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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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고자 1·3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거래절벽과 역전세난, 깡통전세와 전세 사기 급증,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시장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도 담겼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보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자칫 다주택자와 현금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가계부채 급증으로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를 풀지 못했고, 미국 중앙은행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상반기 내 5.4%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국내 기준금리도 따라 올려야 하는 상황이기에 실수요자들이 대출받아 집을 사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주택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8%대에 들어서며 전세 기피 현상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의 주택 임대차 계약이 50만9199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월세 거래가 25만670건이었다고 합니다. 집계가 마무리되면 월세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세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집값이 하락하는 와중에 신규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선호되면서 기존 전세 세입자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404명이 수도권에서 주택 7만9432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상위 20명은 무려 1만2377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자본 갭투자로 주택을 매입하고 전세보증금으로 돌려막기를 한 상태이므로 집값이 하락하면 깡통전세와 전세 사기로 번질 우려가 상당합니다. 최근 사회에 충격을 안긴 '빌라왕' 사건이 양산될 수 있는 셈입니다.

도심 공급을 좌우하는 재건축·재개발 여건도 악화했습니다. 사업이 용이하도록 안전진단을 완화했지만,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사업비 급증은 정비사업을 위축시켰습니다. 그런데도 재건축·재개발에 나서는 조합들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미분양이 늘어날수록 신규 정비사업은 더 감소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대책이 나와야 이러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더 쉽고 빠르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현재 전세로 사는 집을 쉽게 팔 수 있도록 해주면 많은 문제점이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를 2년 이상 사는 세입자들은 그 집에 사는 것이 가족들에게 편리합니다. 살던 집을 매수할 때 취득세를 면제해주면 세입자는 큰 부담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에게는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면 됩니다. 다만 2주택자까지 면제하되 3주택자 이상은 기존 다주택자 양도세율의 50%를 면제하는 수준에서의 조율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깡통주택은 매수에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게 됩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일 없이 세입자 명의로 바뀌기에 전세 사기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주택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에게 큰 도움이 될 방법입니다. 보증보험에 들지 않은 상태에서 깡통주택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체납세금 등 우선순위에 밀려 보증금을 대부분 떼이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래절벽 해소와 내 집 마련에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책으로 전세 세입자를 최대한 줄이면 현재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전세 사기 등의 부작용을 낳는 전세 제도 자체를 축소 또는 폐지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전세 제도가 사라지면 한국의 주택공급과 주택금융도 선진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시한 대책은 현재 고통받는 세입자와 다주택자들, 청년 영끌족 등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세금 완화정책으로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고 하지만, 실수요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세금 완화정책도 꼭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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