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및 사체 은닉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기영이 동거녀 시신을 묻은 장소를 번복하며 경찰에게 "마지막 선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경기 일산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이기영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동거녀 시신은 강에 유기한 것이 아니라 강가에 묻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기영이 새로 지목한 장소는 최초 진술에서 유기했다고 밝힌 곳과 3km 떨어진 곳이다.
그는 "배관공으로 일해서 현장을 잘 알기 때문에 선택했다. 강 중심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면 시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경찰에 약도까지 그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영은 "차량용 루프 백에 담은 시신을 다시 캠핑용 캐리어에 넣은 뒤, 강가 쪽으로 끌고 내려오느라 힘들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시신을 찾게 해주겠다. 내가 경찰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말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종일 수색했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굴착기와 수색견, 잠수사까지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이기영은 6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기영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과거 동거녀 역시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으며 유기 장소는 파주시 공릉천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기영은 오늘(4일) 오전 9시쯤 강도살인, 살인,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 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구속 송치됐다. 송치 과정에서 그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살인해서 죄송하다"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