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로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에 이어 브래들리 장갑차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지상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러시아의 우방국 벨라루스는 자국 영토로 떨어지는 우크라이나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압박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브래들리 장갑차를 제공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25㎜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미사일 등을 장착해 경량 탱크급 전투 역량을 갖췄다. 미국이 기존에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수송용 M113 장갑차와 달리 브래들리 장갑차는 러시아 탱크에도 대적할 수 있다. 전장에 봄이 와 날씨가 풀리면 러시아가 다시 지상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때 브래들리 장갑차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 캔시안 전 백악관 국방예산 분석가는 “미국이 브래들리 장갑차를 다수 갖고 있어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지 않았다. 지원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려면 훈련이 필요해 배치까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같은 날 오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또다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미사일 54개를 격추하고 드론 11개를 격퇴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하르키우, 오데사 등 주요 도시에 전력망 손상이 발생해 정전 사태를 빚었다. 러시아는 30일 새벽부터 키이우에 공습을 재개했다.
러시아의 참전 압박을 받고 있는 벨라루스는 29일 자국 영토에 날아온 우크라이나 S-300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문가들의 진상 조사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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