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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일쇼크 이후 전기료 최대 인상, 정치가 민생 잡는 일 더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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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부가 다음달부터 전기료를 ㎾h당 13.1원(9.5%) 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오일쇼크 후 최대 인상률로, 4인 가구 월평균 전기료는 4022원 오를 전망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분기마다 ㎾h당 10원 안팎의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 경영 정상화 방안’에서 내년 요금 인상 적정액을 51.6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동절기 부담을 고려해 이번에는 뺀 가스요금도 내년 2분기께 인상이 유력하다. 취약계층엔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물가 급등에 시달리는 마당이라 민생은 더욱 고달파질 수밖에 없게 됐다. 관련 공기업의 적자가 심화돼 더 버티기 어렵다는 정부 설명을 이해하지만 낭패감도 만만찮다. 오늘의 사태는 국제 에너지 상승 외에도 ‘나쁜 정치’가 초래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5년 내내 탈원전·탈석탄 정책과 포퓰리즘으로 치달으며 에너지 공기업 최악의 경영난을 자초했다. 발전단가가 비싼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무리하게 늘린 탓에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졌지만 요금 인상은 외면했다. 한전이 5년간 10차례나 요금 인상을 요청했지만 문 정부는 선거를 의식해 단 한 번, 그것도 겨우 3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국민 각자의 에너지 과소비 행태도 반성할 대목이 많다. 올해 500억달러가 넘는 사상 최대 무역적자가 나는 이유는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이 전년 대비 75%(11월 기준 748억달러)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1인당 전력 소비량은 여전히 세계 3위권으로 고공비행 중이다. 기업들도 에너지 절약형으로의 전환에 관심이 덜하다.

한국의 전기요금이 가정용·산업용 불문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유럽 등 선진국은 에너지를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프랑스는 공공건물 실내온도를 19도로 제한했고, 독일은 야간 조명 끄기와 온수 공급 중단에 나섰다. 정치가 민생을 잡는 일도, 포퓰리즘에 젖어든 국민이 위기를 증폭시키는 일도 이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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